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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대형사고
아파트 단지에는 같은 동 아주머니들의 모임 같은 것이 있었다.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오지랖 넓은 아주머니는 먼저 새로운 세대에 친한 척을 하며 세를 불리는 중이었던 것 같다. 별 관심 없어서 그냥 대강 그랬던 것 같다. 그 모임의 내 또래 아이들을 간간히 보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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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중립시대
중학생이 되었다. 몸이 자라기 시작했다. 이것은 모친과 나의 역학구도가 바뀌어감을 의미했다. 사춘기가 왔고 정신은 혼란해졌다. 그동안 당한 학대에 대한 분노가 시시때때로 폭발했다. 몸이 자라고는 있지만 여전히 학교에서는 작았다. 작은데도 매일 동급생과 시비가 붙어 1교시 시작 전 부터 교실에서 싸워댔다. 폭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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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 무흔적
# 무흔적 난 사진이 거의 없다. 얼마 없는 그나마의 유년기의 사진 몇 장에서의 나는 항상 인상을 찌뿌리고 있었다. 어린 꼬마 얼굴에 삶의 고단함이 묻어나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보고 있으면 슬프다. 일반적으로 꼬마들은 사진찍히는 것을 좋아하거나 찍히거나 말거나 아무 생각이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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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후천영재
유치원에 갔다. 사실 이때부터 슬슬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폭언, 폭행으로 난 이미 어린 아이의 순수함을 잃었다. 성숙했다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이성 최하단에서 짐승과의 경계를 왔다갔다 했다. 사회성은 전혀 없었고, 왠지 선생님이 나를 두들겨 팰 것 같아 화장실 가고 싶다는 말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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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부친개
비가 올 때는 부침개에 술 한잔이 땡긴다. 왜 그런지 과학적인 이유가 있나? 난 개를 좋아한다. 폭력배인 모친이 개를 좋아해서 줄곧 개를 길렀다. 언젠가 데려온 강아지가 눈도 못 뜬 어린 놈이어서 병에 걸려 며칠 만에 죽은 적이 있었는데 오열을 하는 모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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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고딩엄빠
매체란 시청률에 목숨을 거는지라 아마 이런 프로그램이 방영 되었나 보다. 가십을 하다 하다 못해 이제 미성년 과거를 들춰 수치심으로 웃음을 파는 지경까지 왔다. 어쩌다 인터넷 토막 뉴스 등으로 접했는데, TV를 보지 않기도 하지만 이 주제 자체가 나에겐 불편하고 불행한 주제여서 내용을…